국내 이통사들도 고민해야 할 데이타 상한선 제한 정책

지난 10월 첫날 'KT와 소프트뱅크의 아이폰 요금제를 살펴보니..'라는 포스팅을 통해서, 기사화된 KT의 아이폰 요금제와 일본 소프트뱅크의 아이폰 요금제를 간략히 비교해 보았다.

그런데 일본은 모바일 환경이 잘 발달되어 있고 이용자로부터의 신뢰도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반 휴대폰을 통한 무선인터넷은 물론이고 아이폰을 통한 데이타 패킷 이용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서 이통사들이 부득이 데이타 상한선을 제한하는 정책을 마련하여 공개하고 있다. 이는 일본 외에도 아이폰이 출시되어 있는 해외 이통사들은 모두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국내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즉, 아직 시장이 크게 활성화 되어 있지도 않고, 데이타를 많이 활용할 수 있는 사용성 높은 단말기도 없는 상황이다보니, 그저 대용량 데이타를 활용한다고 하면 노트북 등으로 인터넷 직접 접속을 하는 scene 정도일 것이다.

이렇다보니 국내 이통사들은 막연히 '완전정액제'라는 요금제를 만들수는 없고, 00GB에 월 XX원 + 해당 용량 초과시 패킷당 XX원.. 등의 요금제를 만들어 소비자들의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통사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게 되는 이유는, 지금까지 일반 소비자들이 비싸다고 인식하고 단말기에서 무선인터넷 버튼을 누르기를 두려워하는 공포감을 심어줄만큼 가격 정책이 허술했고, 데이타 패킷 단가는 공개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인프라 투자 대비 수익성 악화만 주장해 왔으며, 실제로 시장 자율에 맡겨진 모바일시장이 열리기는 커녕 폐쇄적인 이통사들로 인해 국제 경쟁력만 잃은채 새로운 기술, 서비스, 그에 따른 일자리창출 등 시장 전반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 요인들에 대한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 제대로 된 기준과 일관성 및 리더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관련 정부 부처와 법안 통과를 책임지고 있는 국회 관련 담당자분들의 안일함도 한몫 하고 있다. 올해 안에 국회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지는 MVNO 관련 법안만 놓고 보더라도, 국내의 암울한 현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유나 방법이야 어찌돼었건 사용자들의 극단적인 데이타 패킷의 소비와 특정 대역폭의 점유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나름대로의 제한정책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자원이라는 것이 무한하게 제공될 수 있지 않기에.. 다만 소비자와 관련 업계에서 납득할 만한 수준과 내용으로 정책이 마련되어 공개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가까운 일본의 이통사들은 아래와 같이 데이타 패킷을 제한하고 있다.

이통사 제한 조건 제한 내용 시작일
NTT도코모 이용 당일을 포함하여 최근 3일 동안 300만 패킷 이상 이용한 경우 데이터가 집중되는 경우 일반 사용자보다 통신속도를 저하시킴 09년 10월부터
au(KDDI) 지지난달 300만 패킷 이상 이용한 경우 21시부터 01시까지 Ezweb 통신속도를 제한 08년 10월부터
softbank 지지난달의 월간 패킷수 기준으로 '패킷호다이, 패킷호다이S, 패킷정액 라이트, 패킷정액'의 경우 300만 패킷이상(PC사이트 브라우저, PC사이트 다이렉트 이용 시 1,000만 패킷이상), 그리고 '패킷 정액풀'의 경우 1,000만 패킷 이상 이용한 경우 당월 1개월동안 패킷 통신속도를 제한 09년 12월부터
e-mobile 지지난달 300만 패킷 이상 이용한 경우 당월 1개월동안 패킷 통신속도를 제한 09년 10월부터

사실 우리보다 훨씬 모바일 데이타 이용량이 높은 일본이기에 그 상한선도 높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을 수 있겠지만, 일반 휴대폰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상한선은 모든 통신사들이 300만 패킷으로 동일하다. 300만 패킷은 약 384MB로 그다지 많은 용량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나면 의아할 것이다.(일본은 1패킷을 128바이트로 계산함)

하지만 다시 한번 들여다보면, 이통사들 모두 통신속도를 제한하나 제공되는 용량 자체를 제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소비자가 비용을 더 지불하게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특정 시간대에 한해서만 통신속도를 제한하는 au나 최근 3일 동안 상한선 이상을 이용한 사용자에 한해서만 통신속도를 제한하는 NTT도코모는 소비자 입장에서 체감하게 되는 제한폭이 그리 크지 않을 것 같다.

사실 위와 같이 공개된 이통사들의 데이타 통신 제한 정책에 대해서 일본 소비자들은 그리 관대하지 못한 편이다. 즉, 제한 용량이 너무 작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이폰을 출시한 소프트뱅크의 경우, 아이폰 요금제에서 1,000만 패킷 이상 이용하면 제한 대상자가 되는데 1,000만 패킷이라고 해 봐야 약 1.28GB에 불과하다.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이 일반화되고 있는 환경적 측면을 고려해 본다면, 비현실적인 제한 용량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 볼 부분은, 요금 단위의 변화가 없는 데이타 상한선(실질적으로는 완전정액 요금제)을 제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통신속도의 제한이라는 부분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가까운 나라의 제도를 바탕으로.. 그리고 아이폰이 먼저 출시된 나라로서 그들의 정책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제 국내에도 아이폰이 출시되면, 이 데이타 상한선에 대한 논란이 본격으로 붉어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해외에서도 그러했고,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달라지는 과도기에 있는 우리의 경우 그 논란이 더욱 크지 않을까 싶다.

요즘 방통위가 무선인터넷 강국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몇 가지 대책들을 내놓고 있고 강하게 밀어부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까지의 실행력을 보면 웬지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PC 보급을 바탕으로 유선인터넷 환경이 완전정액 요금제와 함께 급격히 좋아졌고, 단기간에 세계 1등 초고속 인터넷 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는 점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Wi-Fi와의 적절한 혼용을 유도하고, 모바일 환경을 통한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고 이것이 결국 산업 전반에 걸친 커다란 변화의 흐름이라는 긍정적 비전도 함께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부디 방통위와 이통사들이 아이폰 출시를 계기로 소비자들의 불신을 낮춰줄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하고, 앞으로의 모바일 시장을 위한 환경 구축을 위해서 강력한 실행력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Trackback 0 Comment 4
  1. Favicon of https://iguardian.tistory.com 제너시스템즈 2009.10.05 11: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는 지켜보아야 할 것이지만, 완전 정액요금제와 같은 건 구미가 댕깁니다.
    국내 기업들에서는 많이 기대할테니까요...ㅎㅎ

    • Favicon of https://poom.tistory.com 미스터골드 2009.10.05 14:37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국내 소비자들은 이미 유선 인터넷을 통해 완전정액요금제에 길들여 있는데 비해, 상대적으로 이용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 더 많은 비용을 내야 한다는 것을 설득시키기 쉽지 않은 상황이죠. 따라서 이통사들이 단순히 망단가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요금제를 만드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완전정액제지만 일본처럼 상한선을 두고 속도 저하와 같은 방법으로 차등을 주는 것도 나름 괜찮은 방법으로 보여지는 것이구요..^^

  2. Favicon of https://dragon-lord.tistory.com Dragon-Lord 2009.10.06 09:5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렴한 유선 초고속 인터넷이 IT 강국 코리아의 부흥을 가져왔다고 한다면...

    역시 저렴한 무선 인터넷이 도입이 된다면 다시 한 번 무선계의 IT 강국 코리아를 불러 올 수 있지 않을까요?

    박리다매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많이 쓰게 된다면 그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솔직히 요금제 그다지 쓰고 싶지가 않아요... 집에서는 100메가 광랜을 3만원도 안되게 쓰는데

    추가적인 무선 인터넷 정액요금으로 2.3만원을 쓰라는 것은..^^;(skt 8년차 유저)

    학생이라 돈도 없구요 ㅠㅠ

    • Favicon of https://poom.tistory.com 미스터골드 2009.10.06 10:15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모든 소비자들이 바라보는 시각이 말씀하신 부분과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또한 그렇구요. 그 부분에 대한 당위성이나 설득력이 없다보니 이통사들이 욕을 먹고 있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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